문득 든 생각.

2012-05-28 11:27:18

사진을 정리하고, 골라내고, 혼자만 보고, 포스팅하고 하면서 문득 든 생각.

물론 내 블로그에는 거의 아무도 찾아오지 않거나, 실수로 찾아오는 게 대부분이지만

그래도 내 사진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면 내가 붙이지 않는 제목, “ untitled “ 에 대해서 무슨 생각을 할까?

나는 untitled 라는 단어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게 하려고 하는 것인데,

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려고 노력해보면, untitled 라고 붙여진 사진에는 내가 정이 안 가거나 대충 찍어 올린 뜻으로

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다.

나는 제목을 붙이면 그 제목대로만 사진을 이해하려고 하기 때문에 그림이든 사진이든 음악이든 소프트웨어든 수학이든 과학이든

간에 상상력이 자기도 모르게 제한되는 사실을 수 차례 겪었다. 예를 들면 고흐의 “별이 빛나는 밤(The Starry Night)” 를 봤을 때

나는 별이 빛나는 밤만을 보려고 했지, 그 밑에 있는 마을에 있는 빛을 보려고 하지 않았다. 그 아래 있는 언덕과 다양한 모양의

집들을 보려고 하지 않았다. 아니, 보이지 않았다.

이 건 역시나 내가 예술적 감각이 없기 때문일거다.

어쨋든 내겐 이런 저러한 이유로 제목을 붙이지 않는 사진들이 많다.

그래서 어쩌라고?

그냥 그렇다고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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